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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초중반 망막박리 진단 후기

huiu 2021. 10. 1. 13:19

잊을까봐 쓰는 망막박리 진단 후기

 

기억나는대로 쓰는거라 빼먹은 부분이 많을 수 있다.

당연하지만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거라 다른 사람들과 다를 수 있다.

눈이 아프면 병원 여러군데 가보고, 검사도 꼼꼼하게 받자.

 

우선 나는 20대 초중반의 컴퓨터로 먹고사는 학과의 대학생이다.

어렸을 때 고도근시를 판정받고 중~고등학생 쯤 우안(眼)에 규칙난시를 판정받았다.

하지만 평소에 이렇다할 불편한 증상은 없었고, 안경 안 쓰면 양쪽 시력이 0.3 정도로 나빠 안경을 썼다.

렌즈는 1년에 4회 이하 수준으로 거의 사용하지 않고, 화장을 하고 다니지 않아서 당연히 눈 화장도 하지 않는다.

 

그러던중 어제(9/30) 대학병원에 가서 우안 망막박리를 진단 받았다.

 

망막박리의 초기 증상이라고 기억하고 있는 증상을 써보자면(1-4번이 순서대로 진행된 것X 생각나는대로 쓴 것O)

1. 언제부터였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눈에 뭔가 떠다니기 시작했다.

- 이때는 시력이 많이 저하되지 않았음, 그냥 안쪽이 살짝 뿌옇게 보인다고 할까? 뿌연 뭔가가 떠다니는 느낌이었다.

2. 그 상태로 며칠이 지나자 자려고 눈을 감으면 평소와는 다른 검은 무언가가 엄청 크게 보였다.

3. 미세하지만 점점 눈 안쪽이 뿌옇게 보이기 시작했다.

- 평소에도 피곤하면 눈 앞에 뿌얘지던터라서 이번에도 그런건가 했지만 수업도 비대면이고 외출할 일도 매우 적었기에 '집에만 있는데 왜 자꾸 이렇게 보이지?'라고 생각했다. 피곤할 때 뿌옇게 보이는건 고등학생때부터였는데, 안과 갔더니  피곤할 때 난시가 심해져서라고 들은 기억이 있다. 사실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다.

4. 시간이 지나도 눈에 뭐가 자꾸 떠다녔다. (막 움직이는건 아니고 내가 눈을 움직일 때마다 같이 움직임)

- 주변 사람들한테 혹시 내 눈에 먼지같은거 있냐고 물어봤다. 그런데 다들 괜찮아보인다고 해서 내가 엄살을 부리는건가 싶어서 병원에 가지 않고 있었다.

 

약 1-2주동안 위의 현상이 나타났던 것 같다.

그래서 추석 연휴 전에 눈 검사를 위해 안과에 방문했다. (9/17 쯤)

뭐가 떠다니고 살짝 뿌옇게 보인다고 말하자 눈을 한번 보더니 검은자에 작은 상처가 있다고 했다.

 

그러고선 항생제와 인공눈물을 처방받았다.

정해진 시간대로 약 넣고 하면 금방 나을거라고 했다.

이후 일주일 뒤에 다시 안과를 방문하라고 했다.

 

일주일간 안약을 열심히 넣었다. 하지만 뿌옇게 보이는 것이 사리지긴 커녕 점점 커지는 것 같았다.

병원에 다시 방문했더니(9/23) 상처는 괜찮아졌다고 했다. 이때 시력 저하가 컸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시력 저하가 크지는 않고, 뿌옇게 보였던 것이 더 큰 것 같다.

인공눈물 자주 넣고 눈을 쉬게 해주면 괜찮아 질거라고하면서 또 인공눈물을 처방받았다.

 

그런데 점점 오른쪽 눈이 안경을 안 쓴 것마냥 안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코 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사물이 꺾여서 보이고, 파란색 필터를 씌운 것처럼 보였다. 이와 동시에 시력저하를 크게 체감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인공눈물을 저번보다 열심히 안 넣은 탓인가 했다.

 

9/29에 다른 안과를 방문하기로 했다. 이전에 방문했던 안과보다는 조금 큰 안과였다.

증상을 설명할 때 '눈 한쪽이 뿌옇게 보여서 안과에 갔더니 검은자가 다쳐서 그런거라길래 일주일간 항생제를 넣고 인공눈물을 자주 넣어 주고 있는데 아직도 뿌옇게 보인다.' 라고 설명했더니 이전 병원과 같이 눈 검사를 했다.

 

겉으로 보이는 문제는 없었는지 시력 검사를 진행했다.

왼쪽 눈은 교정시력인 1.0이 나오는데 오른쪽 눈은 0.2 정도가 나왔다.

의사 선생님이 '왜 이러지?'라는 반응이시길래 나는 내가 이상한줄 알았다.

그렇다고 안 보이는데 보인다고 할 순 없으니 계속 검사를 했다.

 

안경을 끼고서 교정시력이 안 나오는건 문제가 있다고 하면서 눈에 검은자가 커지는 안약을 넣고 검사를 진행했다.

이때 눈이 불쌍한 척하는 고양이 동공 같이 됐다.

 

이후 눈알을 이리저리 굴리는 검사를 받고 망막박리 같다며 소견서를 써줄테니 대학병원을 가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절대로 미루지 말고 최대한 빨리 가라고 하면서 다음날 외래진료가 있는 대학병원을 몇개 찾아주셨다.

 

그때가 오후 5시쯤이었고 대학병원들은 대부분 오후 6시에 전화상담을 마무리하기 때문에 조금 촉박했다.

게다가 우리 동네에는 괜찮은 대학병원이 없었고, 서울로 나가야했다.

 

다음날 아침 8시부터 병원에 전화문의를 하신 부모님 덕분에 서울에 있는 대학병원 안과로 외래진료를 받게 되었다. 자가용을 타고 가서인지 접수 예약시간은 2시였는데 1시에 도착했다. 너무 빨리 도착한 것 아닌가했지만 이것저것 할게 많았다. 접수부터 시작해 기본적인 검사들(시력검사 등등)을 해야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평일이었는데 사람이 엄청 많았다...

 

의사 선생님을 만나기 전에 했던 검사는 초록색 십자 눈으로 쫓기, 안구 사진찍기, 시력 측정 정도?

그리고 차트를 작성해주시는 의사 선생님을 만났는데(진료를 봐주시는 분과 같은 팀이라고 하심) 그분이 항생제를 보더니 왜 이걸 왜 줬지? 라고 하셨다. 끊은지 일주일 넘었다니까 그럼 괜찮다고 하셨다.

 

약 30-40분 정도 기다리고 진료를 봐주시는 의사 선생님을 뵈었다.(3시 20분쯤) 망막박리가 맞고, 내가 원래 눈이 원래 약하게 타고났다고 한다. 이후엔 사진을 보여주시면서 우안의 망막의 중앙 부분이 많이 떨어졌다고 했다. 사진으로 내 눈을 봤는데 물이 꽤 있었다. 스펀지를 넣어서 물을 흡수시키는 방법으로 수술을 진행한다고 하셨다. 그런데 전체적으로 스펀지를 깔면 눈에 무리가 간다고 하시면서 스펀지를 깔게될 부분을 알려주셨다. 게다가 왼쪽 눈도 약해져 있어서 레이저로 시술을 하는게 좋을거라고 하셨다.

 

부모님 중 한분이 보호자로 같이 오셨는데 원인이 뭐냐, 컴퓨터 때문에 그런거냐고 물어보셨다.

컴퓨터 때문은 아니고(물론 영향을 미쳤겠지만...) 고도근시, 피로(밤샘 등), 아토피 때문에 눈을 많이 비벼서와 같은 이유로 생길 수 있다고 한다. 평소에 눈 비비는 습관이 있냐고 물어보신걸 보면 눈 비비는 습관은 정말 좋지 않은 것 같다.

 

진료 후에는 수술을 위한 채혈, 소변검사, 심전도 검사, 엑스레이, 혈압 측정, 체세포 검사, 입퇴원 수속 처리, 처방받은 약 타오기 등을 했다. 이때 처방받은 약을 동네 약국에서 받을까 했는데 다들 없대서 주변 약국에 방문했다. 대학병원 근처엔 약국이 많으니 병원에서 가까운 곳으로 가는 것을 추천한다.

 

밥을 아침에 일찍 먹어 다행이었다. 그렇지 않았으면 검사가 더 늦어졌거나, 다시 병원에 와야했을뻔...

마취과 의사 선생님도 만났다. 다 정상이라고 하셔서 다행이었다.

 

그렇게 오후 1시에 가서 오후 5시 30분이 넘어서야 집에 갈 수 있었다.

 

병원비는 수술비+입원비 포함 세자릿 수가 나왔다. 후덜덜...

 

그리고 입원을 하려면 입원 날짜 기준 3일 이내 코로나 음성 판정이 나와야 한다.

이따 코로나 검사 하러 가야지...

 

나중에 수정할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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